second_


자꾸 생각나는 <동주>의 장면들 etc


<동주>는 작년에 봤고.... 되게 좋았읍니다.
좋게 본 영화는 또 둘로 나뉘는데, 하나는 아무때고 더 볼 수 있는 영화, 또 하나는 더 못 보겠는 영화.
동주는 후자였읍니다. 이상하게 자꾸 마음이 아려서 잘 못 보겠더라고요.....
제가 울이 하느리 이거 보고 좋아하게 되었고 그래서 <보보경심 달의 연인> 그것도 보고 그랬습죠.
그 엑소 걔도 그럭저럭 귀엽게 봐주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려각트때문에 너무 괴로웠던 드라마였읍니다........ ㅎ 막판에 하느리는 망캐되구... 후..
박정민은 <파수꾼>에서 보고 좋아했고요.
아, 저는 배우를 조와하지 않읍니다...............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조아합니다. 공사구분 철저해..
동방신기 팬픽 엄청 읽으면서 동방신기 안 좋아했던 저인 것........... 오히려 저는 매니쉬를 조아했지...

여튼 그랬던 <동주>를 엊그제 광복절 특집으루 ebs에서 해주데요. 그래서 봤죠.
보고 나니 가슴 찡한 장면들이 있는데.. 대사가 잘 생각이 안나서, 다운 받아둔 거 재생하면서 또 봤읍니다.
그리고 대사들을 좀 적어보았는데, 같이 보시렵니꽈............

아, 여진이........... '동주는 문학을 좋아하지' 여진이..........
여진이 진짜 연기 끔찍합니다.. 괘롭다.............
쿠미는 그렇게 아름답게 나오는데 여진이는 진짜 연기때문에 소름 돋았읍니다
다신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영화에서도..............











- 우리 교회핵교로 공산당에 그양 내준다는 거이 좀 그렇지 않소?
- 공산주의가 어때서리. 일본놈들이가 교회까지 간섭하려는 거이 문제지
- 아이 그럼 매부는 교회핵교로 기냥 인민핵교로 바꾸자는 거이요? 허!
.
.

- 야 동주야 신앙이 뭐이 저래 중요하니? 아니 온세계 인민이 계급도 차별도 없이 사는 게 중요하지
- 야 니 공산주의자 같다 야
- 아바지나 내나 저 신앙에 의지가 안되나보지 뭐
- 기래도 신앙교육을 받으면서 우리 마을이 우리까지 이까지 버텨온 거 아이겠니
- 기래 그라믄 계속 견뎌라 니는













- 니 급시레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왜 한거이가
- 세상이 변하고 있잖니!
- 세상은 변해도 신앙은 변하지 않아!















- 동주 자니. 동주야.
어이! 그거이 백석 시집이다. 내래 목사님한테 빌려온 거인데 깜빡 하고 있었다. 날래 베껴쓰고 달라.
- ...........
- 시를 쓰기만 하면 뭘 하니 발표를 해야지
- 당선이 아이 되는데 발표를 어찌케 하니
- 아이 된다고 기냥 묵힐 거니? 

- 야 동주야 내래 예전부터 생각한 거인데, 우리 문예지 만들어서 니 시 발표 안 할래?
우리 잡지를 만들잔 얘기야. <삼천리> 같은...
- 잡지?
- 아새끼래.. 이제야 내를 좀 본다. 에이씨! 기래.
니 시를 쓰구 내 산문을 쓰구. 어떠니?
















- '발자취 소리' 라니.. 누구의 '발자취 소리'를 의미하지?
- 시어는 하나하나 따져가며 읽는 것이 아닙니다














- 송몽규를 요시찰 인물로 지켜본 것도 그 즈음이야
- 말도 안 돼!!!!!!
- 뭐가 말이 안돼? 이웅이 이중 스파이였던 거? 송몽규가 이웅을 암살한 거?
- 몽규는 사람을 죽이지 못합니다.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
.

- 너에게 말을 안 한 것 뿐이야. 그럴 수도 있지















- 북간도는 독립군들이 득실거리는 곳이니
거기서 자란 니놈들이 불온한 사상에 젖어있는 게 놀라운 일도 아니야
- 지금... 심문을 하는 겁니까, 조작을 하는 겁니까? 
.
.

- 몽규의 작품을 보셨습니까?
- 봤어
-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암살자로 보입니까?
- 너의 시를 봐도 네놈들 사상을 의심할만 해.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이런 시를 쉽게 쓴 너를 보면 세상에 대한 너의 태도가 분명히 읽혀진다고. 아닌가?













- 동주는.. 문학을 전공하지?
- 어.. 그래. 문학 영문학
-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야?
- 뭐.. 다 다 좋아
- 동주가 시를 사랑하는 것만큼 몽규도 세상을 사랑해서 그런거야
- 뭐? 
- 몽규가 이념에 사로잡혀서 시를 폄하하는 건 아니라구
.
.

- 나 동주가 쓴 다른 시도 봤어
- 어? 어떻게?
- 몽규가 보여줬어
- 아... 몽규 그 자식이 멋대로 가져가서 잡지에 실겠다고. 진짜 남들 보여줄만한 시 아닌데
- 다른 작품들처럼 좋던데. 근데.. 읽고 나서 왠지 좀 쓸쓸해졌어. 왜 그럴까?













- 왔니
- 여진이, 왜 보여줬어?
- 뭐시기? 아! 그 모라 하니. 좋다고 안 하니
- 몰라... 아니 너는 왜.. 내 말을.. 그거 아무한테도 안 보여줄 거라니까
- 아새끼래. 고거이 간나들한테 통할 시래니까는. 여진이가 뭐라 하니
- 읽고 나면.... ㅆ.. 쓸쓸해진다고
- 통했다야. 으흐흐흐흐















- 왔니
니 여진이 잘 챙기라.
걔 집안도 좋구 또 의식있는 어른들이 주변에 많아. 정지용 선생도 기렇구. 도움이 많이 될 기야
- 넌 왜 항상 이런 식이냐...
- 세상이 날 필요로 하는데, 어찌 책만 보면서 살겠니
- 너 혹시... 중경(광복군 창설지역)으로 갈 생각인 거야?
- 아새끼래.. 궁금한 거이도 많다야.. 몰라도 된다
- 넌, 왜 나한테 같이 가잔 말은 안 해?
- 동주야. 니는 여기 있어야디. 걱정하지 말라







 






- 연전 졸업을 앞두고 송몽규는 중경으로 갔다. 알고 있나?
- 모릅니다
- 송몽규는 임시정부의 지시로 군사자금을 모으는 활동을 했다.
그때문에 임시정부 조직이 위험에 노출될 뻔했지. 왜 했다고 생각하나?
- 모릅니다
- 몰라? 제남 영사관 소속 경찰들에게 체포된 송몽규를 웅기 경찰서에서 면회한 게 너 아니었어? 기록에 다 나와있는 걸
 













- 아이 동주야! 니 방학이라 와있을 줄 알았다
- 너... 얼굴은.. 왜 그런 거야
- 임시정부가 좀 힘들다. 자금줄도 막혔고.
내래 조금.. 쪼오금 위험한 일을 했어. 일 없다야. 여진이 잘 있니
- ...그럼
- 기래. 그 간나래 좋은 여자다야. 잘 챙겨주라
- 니가 얼른 나와서 니가 챙겨주라야
- 여진이 집안을 좀 움직여야 된다. 옥천에서 군자금을 대줄 집안이 몇 있어.
여진이가 큰 힘이 되어줄 기야. 그러니까 니네 좀 잘 지내고 있으라
- 너는.. 여진이를 그렇게 밖에 안 보는 거냐

- 아새끼래... 니 어찌 거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애 같니
- 모르겠다 나는. 사람 감정을 이용한다는 게...
- 아 기래 알았다 알았다. 내 여진이 얘기 안 할란다야
..연전은? 일 없니
- 교장도 바뀌고, 조선어교육도 금지됐어
- 아이고야... 좋은 시절 다 갔구만 기래
...동주야. 이제 어딜 가든 내랑 같이 가자이













- 동주야 우리 일본으로 가자
- 일본.. 어디?
- 내래 어차피 요시찰 위인이 되버렸고, 그럴바에야 차라리 공부라도 열심으로 하자고.
기리고 조선땅에서 일본어로 일본이름 갖고 공부할 바에는, 일본땅에서 공부하는 거이 낫지 않갔니?
대학으루 가자. 니도 교토는 가고 싶어했잖니
- ..시험은?
- 몇 달만 준비하면 된다.
졸업할 때까지 연전에서 준비하면 될 거이고...
부모님도 좋아하실 거이야. 공부해서 출세하겠다는 거인데 싫어하실 리가 있갔니?

- 몽규야.. 뭐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지.. 위험한 일은 더 이상 하지마라야..















- 왜 말 안했습니까?
- 뭘?
- 몽규가 여기 있다는 거
- 평생 함께 했다면서 항상 어디 있는 지도 모르고 살았군


















'아직 시집을 출간하지 못해서.. 시인은 아닙니다'
'조선어 시라서 출간 못 한 건 아니고?'
.
.

- 정말 좋아요
- 내가 번역한 거로는 잘 이해하기 힘들 거예요
- 충분히 좋아요
- 어차피 시집도 못 내는데요
- 그런 문제라면.. 예전에 아버지가 제자들의 시집을 영국에서 내준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 등단 못한 작가들도 영문으로 시집을 냈어요
- 조선어 시를 번역하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요?
- 교토에 아버지 제자분들이 계신데 도움 받을 수 있어요
- 괜찮아요. 그럴 만한 시도 아니고..
- 당신 시를 제대로 보고 싶어서 그래요. 그렇게 위험한 일 아니에요

- 왜요?
- 겁이 없는 게.. 제 친구를 보는 것 같아서요.
- 그 친구도 동주씨 시를 좋아하나 보죠.














- 야 동주야. 니 여긴 급작스레 어더러케 왔니
- 도시샤 대학에 편입했어
.
.

- 이제.. 도망갈 데가 없다. 
그냥 끌려갈 거냐. 조선인 유학생들을 규합하자. 니가 하는 일에 나도 껴줘
- 미안하다 내 담배 하나 피께
....야 동주야. 니는 시를 계속 쓰라. 총은 내가 들 거이니까

- 왜... 
너는 내가 시를 쓰는 게 문학으로 도망치는 거라면서.. 
왜 자꾸 나를 도망치게 만드니. 
너랑 같이 있으면 되는 거잖아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너는 송몽규의 그림자 밖에 안되는 인물이니..
모든 일을 송몽규에게 돌려도 이상하지 않지. 부끄럽지 않나?















- 저 교토에 도착했어요. 지금 아버지 제자 분들을 만날 거에요. 영문 번역이 끝났대요.
다들... 동주씨 시를 좋아해요
내일 아침에 원고를 받기로 했어요

- 조선어 원고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쿠미씨는 위험해요.
- 제가 좋아서 한 일이에요.

















- 동주야. 동주야..
- 너.. 왜 이래?
- 내랑 같이 가자
- 어디로?
- 우리 고향으로... 다 잡히갔어. 
날래 나오라. 새벽 기차 타야 된다
- 지금은 안돼. 내일 같이 가자
- 와 이카니..
내일 가야 되는 이유가 있니? 내는 지금 같이 갔으면 좋겠다. 
동주야.. 가자 동주야..
- 먼저 가. 시모노세키에서 보자
- .........................
기래. 내 그럼 기다리께. 항구에서. 날래 오라. 















- 해당 사항에 서명을 해라. 너는 모두 해당하니까 빠짐없이 해야할 거야
- 이런 일을 왜 하는 겁니까?
- 문명국에서는 합법적 절차라고 부른다
- 총부리를 들이대고 서명하게 하면 되지 않습니까? 제 손가락을 잘라 지장을 찍으면 되지 않습니까?













- 니들이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는 이유가 뭔지 아나?
그것은.. 열등감 때문이지.
비열한 욕망을 숨길 자신이 없어서 명분과 절차에 기대는 거지

- 너 하나 죽일 용기가 없어서 이런 요식 행위를 한다고?
우리는 문명국이기 때문에 국제법에 따른 절차를 밟는 것이다

- 국제법? 여기 국제법에 따른 정당한 재판을 받고 들어온 사람이 있나?
그 열등감을 숨기려고 서구식 사법제도를 흉내내면서.. 문명국이라고 부르는 건가? 
.
.

- 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당당하게 서명해라
- 얼마든지 해주지
'재일조선인 유학생들을 규합, 사상 교육을 시키고'... 
내가 제대로 못 시켜서 안타깝다.. 내가 제대로 했어야 되는데..
'비밀리에 조선어 문학과 서적을 유통시키며'.. 
내가 이래 못해서 한스럽다....
'징집령을 이용하며 조선인 반군 조직을 결성해서 활용할 군사적 계획을.. 지시했으며'.. 
이렇게 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이렇게 하지 못 한 것이 한스러워!!!! 
내가 이렇게 하지 못 한 것이 괴로워서!!! 괴로워서 내래 서명을 한다....













저는..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당신.. 말을 들으니까.. 정말로..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못 하겠습니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럽고..
앞장서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 게 부끄러워서..
서명을 못 하겠습니다..














- 후쿠오카 형무소.. 지금 애들이 형무소에 있대.. 얌전히 학교에 있을 애들이..
- 아니 왜?
.
.

- 몽규야.. 니 도대체 얼굴이 이게 뭐니? 어떻게 된 기야?
- 동주는.. 우리 동주는 왜 아직 안 나오는 거이네..?

- 동주는.. 죽었습니다.
기리고 저도.. 오래 살지는 못합니다.
이 주사를 맞고 죽으면 시체를 대학 실험실로 옮겨 가는데..
그 전에 제 뼛조각 하나.. 이 땅에 남지 않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 버 버 버 버텨 버텨야 한다.. 
- 죄송합니다 아버니..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끗 -












덧글

댓글 입력 영역